공원이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작은 빵 조각이나 곡식을 뿌리며 비둘기가 모여드는 모습을 즐기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이러한 행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비둘기를 내쫓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시 환경을 보호하고, 공공 위생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둘기 먹이 금지 이유와 시행 정책, 해외 사례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1. 금지 이유
▶ 비둘기 개체 수 증가로 인한 문제
자연 상태에서 비둘기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면서 먹이를 찾아다니지만,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꾸준히 먹이를 제공하면서 이동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먹이가 풍부해지면 번식률도 증가하여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비둘기가 지나치게 많아지게되면 여러문제도 함께 발생합니다. 비둘기에게 먹이주는 행위로 인해 환경문제가 발생하며, 비둘기 배설물로 인해 건물과 도로가 오염되고 악취가 나며, 차량이나 조형물이 부식될 위험도 커집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비둘기 배설물로 인해 문화재가 손상되는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 위생 문제와 질병 전파 위험
비둘기 배설물에는 다양한 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비둘기가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는 배설물이 쌓이면서 공기 중으로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비둘기는 살모넬라균, 크립토코쿠스균, 조류 인플루엔자 등 여러 균을 옮길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비둘기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균이 퍼질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들이 무심코 비둘기 배설물에 닿았다가 손을 입에 가져가는 경우 감염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 생태계 균형 문제
도시에서 사람들이 제공하는 먹이는 자연 상태에서 비둘기가 섭취하는 먹이와 차이가 있습니다. 비둘기는 원래 곡물, 씨앗, 곤충 등을 섭취하며 자연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빵, 과자, 밥과 같은 음식은 비둘기에게 적절한 영양분을 제공하지 못하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빵이나 가공식품은 소화하기 어려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비둘기의 소화기관을 손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음식에 의존하게 되면 비둘기는 스스로 먹이를 찾는 능력을 잃게 되고, 나아가 인간이 주는 음식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2. 시행 정책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에서는 비둘기 먹이 주기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이나 공공장소에서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4년 12월부터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조례를 재정하고, 25년부터 이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강공원이나 도시공원, 문화유산 보호구역, 국토기반시설 등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줄 경우 최대 1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공표했습니다. 그 외 부산과 대구 역시 주요 공공장소에서 비둘기 먹이 주기를 금지하는 조례를 마련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비둘기 피임 사료 배포
해외에서는 비둘기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피임 효과가 있는 사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사료를 먹은 비둘기는 일정 기간 동안 번식을 하지 않게 되며, 자연스럽게 개체 수가 조절됩니다.
▶ 인공 둥지 조성과 알 제거
비둘기가 도심 곳곳에 무분별하게 둥지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특정 장소에 인공 둥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후 일정 기간마다 둥지를 점검하여 알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번식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강제적인 제거 방식이 아니라, 환경 친화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3. 해외 사례
▶ 영국 런던
런던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최대 500파운드(약 8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주요 관광지인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비둘기 먹이 주기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경고 없이 벌금이 부과됩니다.
▶ 프랑스 파리
파리에서는 비둘기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인공 둥지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둥지를 관리하면서 알을 치우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 일본 도쿄
도쿄에서도 공원이나 역 주변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CCTV를 통해 감시하며, 위반 시 경고 조치를 내리고 있습니다.
▶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과거에는 산 마르코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일종의 명물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비둘기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역사적인 건축물이 훼손되고, 거리 위생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광장에서 비둘기 먹이 주기가 전면 금지되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00유로(약 7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현재는 경찰과 환경 보호 요원이 정기적으로 단속하며, 관광객들에게도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 미국 뉴욕
뉴욕에서는 비둘기 개체 수 증가가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시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여, 여러 공공장소에서 비둘기 먹이 주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센트럴 파크와 같은 대형 공원에서는 경고 표지판을 세우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벌금 제도도 시행 중입니다.
뉴욕시에서는 비둘기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인공 피임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피임제가 포함된 먹이를 특정 지역에서 배포하여 비둘기 번식을 자연스럽게 억제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포획 없이도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독일 베를린
베를린에서는 강력한 법적 규제보다는 시민 교육을 통한 자율 규제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비둘기 먹이 주기가 공공장소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홍보하고, 시민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비둘기에게도 해롭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또한, 베를린 시는 비둘기의 자연 서식지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먹이를 주지 않더라도 비둘기가 자연에서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정책 중 하나입니다.
결론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단순히 친절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시 환경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둘기 개체 수 증가, 위생 문제, 생태계 균형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도시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둘기의 건강을 위해서도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먹이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인공적인 먹이는 비둘기에게 적절한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며, 결국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자제하고, 보다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동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은 실천이지만, 깨끗하고 조화로운 도시 환경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